GURUME MAKING STORY
400년의 시간을 잇다
구름에 이야기
“사람이 살게 되어 비로소 집이 된 고택 안 마당에 꽃이 피었고 사람의 온기로 훈훈했다. ”
- 수필가 윤광준 -
이동
2011년 9월 , 고택사업의 시작
천수를 누린 고택, 불혹의 세월 끝에 새 생명을 얻다
낮은 언덕을 등지고 옛 서화의 한 폭처럼 자리잡은 반촌. 기품 어린 고택과 재실,
서원이 자연과 하나되어 어우러진 안동은 그 옛 이름 '영가영가'처럼 오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그런 안동시가 어느 날 행복나눔재단을 찾아 사라질 위기의 고택들을 활용한 사업을 제안해 왔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문화를 담은 ‘고택’을
현대인들이 아끼고 찾는 곳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경상북도와 안동시, 행복나눔재단은 고심 끝에 ‘고택을 다시 집으로 되살리는 숙박사업’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고택 여러 채가 모여 마을처럼 군락을 이룬 곳, 주변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풍경이 되는 곳.
까다로운 안목 탓에 좀처럼 후보지가 나타나지 않던 중, 10여 채의 빈 고택들이 박물관 부속전시물로서 쓰이던 장소를 안내 받았습니다.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고택들이 옮겨진 이 곳은 그리던 모습 그대로,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2012년 4월, 고택 되살리기
재생의 건축,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이 깃든 한옥을 꿈꾸다
고택은 소중한 전통문화 유산이지만, 현대인에게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건축가, 마케터 등 전문가들과 함께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
욕실/화장실의 불편함, 보안과 방한의 어려움 그리고 체험프로그램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로 손꼽혔습니다.
문제를 알았지만, 해결을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었습니다.
방을 개조해 욕실과 화장실을 만들고, 보안과 방한을 위해 유리문을 설치하자는 제안에 문화재 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 2-1
    "왜 꼭 한옥은 불편해야만 할까?
    편리함을 누릴 수 없다면, 편안함까지도 포기해야 할까?"
    하지만 전통문화를 현대인들이 제대로 사랑하고 즐겨 찾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현대적 기능을 갖추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대신, ‘현대적 기능은 철저하게 전통 속에 숨어 들어가자.’는 방향에 동의를 얻었습니다.
    외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열린 한옥의 구조는 그렇게 자연을 품은 개방형 욕실의 아이디어가 되고,
    외기를 차단하기 위해 실내에 덧댄 금속 레이어 사이에는 간접 조명을 숨겨 눈에 보이는 등 하나 없이도 고즈넉한 야경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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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
    과거와 현재의 공존,
    지역과의 상생에 뜻을 모으다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안동시, SK가 함께 한 국내 최초의 전통문화 관련 민관협력 모델에 각계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선조들이 살아온 고택을 되살리는 일인 만큼 지역 사람들이 주체가 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지역문화를 지키고 알리는데 앞장설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하고, 지역상품을 이용하고, 지역의 전문가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라지는 전통문화를 되살리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최초의 사회적 기업 모델이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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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구름에’의 시작
고택 안에 들어간 호텔, 400년의 시간을 잇다
경북 안동시 민속촌길 190번지.
풍요로운 강과 산을 접한 총 8천 평 부지에 7채의 고택과 7채의 신축한옥단지가 양 날개처럼 나란히 자리잡았습니다.
양반 대가(大家)를 비롯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된 재사((齋舍)), 휴식을 위한 정자((亭子)) 등
저마다 다른 규모와 매력을 간직한 이 곳에는 오랜 세월 선조들이 살아온 삶의 지혜가 구석구석 깃들어 있습니다.
한때 수몰로 고향을 잃었던 고택들은 매일 아침 낙동강의 물안개에 에워 쌓여 구름 위에 있는 듯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그 모습 그대로 '구름에'라 이름 지어졌습니다.
구름 위 행복한 마을,
전통이 살아 있는 오래된 미래를 만나다"
'구름에'의 컨셉은 독채 단위의 프리미엄 리조트(Premium Resort)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각 고택은 저마다의 사연에 깃든 가치와 풍류를 되살리고 프라이버시를 통해 사유의 경험을 제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래된 한옥의 골조와 풍취를 그대로 존중하면서 시스템 도어, 실내 냉난방 시설,
현대적인 욕실과 화장실을 고택 안으로 감쪽같이 숨겼습니다.
이런 노력은, 400여 년 시간에 이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지속되는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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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첫 고객 모신 날
전통 리조트 구름에, 첫 손님을 모시다
이듬해 여름, 객실마다 고가구들이 자리 잡고, 전통자수가 벽에 걸리고, 항아리와 꽃병에는 지천에 피어난 들꽃이 풍성하게 담겼습니다.
객실에는 엄마 품인 듯 포근한 전통 이부자리로 구름에 든 것마냥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국, 밥, 반찬이 기본이 되는 전통 반상에 지역의 조리법을 담아 정성껏 아침식사도 지어 냈습니다.
내 집의 손님을 깎듯이 모신다는 ‘접빈객의 종가문화’를 이어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귀한 첫 손님을 모실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어제의 햇볕으로 오늘이 익는 여기는 안동
과거로 현재를 대접하는 곳" *
생명이 꺼졌던 고택에 다시 온기가 피어 오릅니다.
사방으로 뚫린 여름, 깊게 물드는 가을, 황량하고도 포근한 겨울, 다시 피어나는 봄.
자연으로 활짝 열린 우리 한옥이기에 어느 계절에도 치우치지 않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십니다.
자연과 옛스러움과 소통하는 사이 지친 심신이 깨어나고, 가족과 지인과의 관계가 돈독해 졌다고도 합니다.
문을 연지 어느덧 1년,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긴 고택에서 많은 현대인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습니다.
고객과 함께 되살리고 이어가는 전통리조트 '구름에'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휴양문화의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 갈 것입니다.
과거의 선조들이 그러했듯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인 까닭입니다.
* 류안진의 시 <안동>의 한 구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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